티스토리 뷰


남들과 다르게 특별하고 싶었는데,

어느날 문득 돌아본 나는 

그들과 같아지려 발버둥 치고 있었다.



나보다 못한 사람들로부터 자기 합리화를 해가며 나를 위로했다.

내가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였다.



무릉도원에 가고 싶어 길을 나섰더니 길 옆 복숭아 나무의

아름다움에 취해 더 가지 못 했다

왜 가지 않느냐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복숭아나무를 탓하지 마라.

멈춘 것은 나였다.



나무가 열매를 맺으려면 

썩어가는 가지를 잘라내야 한다던데,

너는 그래서 날 잘라낸 게 아닌가 싶다.

나를 위했다는 말은 거짓말인 것 같다.

아마도 너 자신을 위한 이별이었겠지.



불 꺼진 텅 빈 방,

날 반겨줄 사람도 없는 방을 보고 깨달았다.

우리 아버지가 이렇게 살아오셨구나.



밤하늘을 보는 것을 좋아했다

달과 별을 보는 것을 좋아했다.

어느 순간부터 난 땅만 보며 걷게 되었을까.

달은 야위다가도 다시 차오르는데 나는 점점 작아만 진다.



나는,

이제 막 씨앗을 심어놓고

왜 당장 꽃이 피지 않느냐고 떼를 쓰고 있었다.



작년에는 교복 입은 학생들을 바라보며

올해는 대학가를 손 꼭 잡고 거니는 새내기 커플들을 바라보며

이제는 입대로 머리를 민 친구의 남동생을 바라보며

나는 또 널 생각했어.

그곳에서 잘 지내니, 내 동생아..



어릴 땐 세상을 아는 어른이 되고 싶었다.

하지만 어른이 되어갈수록

나는 세상을 모르는 무모한 어린이가 되고 싶다.



아무도 내 말을 믿어주지 않을 때

아무도 나를 인정해주지 않을 때

그 친하던 친구마저도 내게 등을 돌릴 때

우리 엄마 된장찌개가 나를 울렸다.



열심히 해야지, 오늘도 말 뿐,

언제나 게으름이 제일 부지런하다.



댓글
공지사항
최근에 올라온 글
최근에 달린 댓글
Total
Today
Yesterday
링크
«   2024/10   »
1 2 3 4 5
6 7 8 9 10 11 12
13 14 15 16 17 18 19
20 21 22 23 24 25 26
27 28 29 30 31
글 보관함